오늘은 온타리오의 행정구역과 관공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우선, 캐나다는 연방제 국가입니다. 주(Province)들이 모여서 캐나다 연방을 구성하고 있지만, 연방은 주의 상위 기관이 아닙니다. 캐나다 헌법 91조와 92조에 의거 연방의 권한과 주의 권한은 엄격히 분리되어 각각 독자적인 입법/ 사법/ 행정권을 발동합니다. 한국과는 사뭇 다른 점이지요.
예를 들면, 한국에서는 모든 입법, 사법, 행정 분야에 대해 중앙의 입법, 사법, 행정 기관이 모든 권한을 가지고, 지방자치 단체 혹은 법원에 일부 권한을 이양하는 형태이고, 국회는 언제든지 법으로, 중앙 부처는 시행령으로 지방자치 단체와 지방의회의 권한과 역할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 중앙부처에 민원을 위해 방문할 일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캐나다는 그렇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교육, 보건, 법원 등의 정책, 운영 등은 주 정부 소관이라고 헌법에 명시되어 있는데, 이러한 권한 영역에 대해서는 연방정부가 관여하지 않습니다. 세금도 주와 연방이 따로 걷습니다. 즉, 연방 정부에는 교육부 또는 보건부 같은 부처가 아예 없으며, 대법원은 주 법원의 운영이나 인사권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물론 연방과 주의 권한이 상충할 때는 헌법재판소 역할을 하는 연방 대법원이 상충을 조정하는 권한을 가집니다.)
이런 배경을 가지고, 행정 기관을 살펴보면, 주가 모든 국민들의 생활에 제일 밀접하고, 그다음이 시, 그다음이 연방인데요, 연방은 국방, 외교, 자원, 등등 폼은 나지만 실생활에는 별로 관련이 없는 업무만 담당합니다.
민생과 관련이 있는 분야라면, SIN, LMIA, 연금, 실업수당, 여권 정도 되겠는데요. 이런 연방 정부 소관 업무의 민원 업무를 한군데 모아놓고 인원을 해결하는 곳이 Service Canada입니다. LMIA 나 연금 신청할 때 가야 하는 곳이지요. 여권은 업무 특성상, Passport Canada라는 별도의 관청에서 민원을 처리해 줍니다.
주 업무는 자동차, 교통, 건축, 의료보험, 등등 생활에 필요한 민원 들인데, 주 행정부 공무원이 직접 처리하지 않고, 민간회사들에 업무를 위임하고, 건당 수수료를 지급합니다. Service Ontario라는 곳입니다. (온타리오 기준) 즉, 한국의 구청/동사무소를 지방 자치단체 공무원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마다 대리점을 두어서 대리점이 면허증 갱신발급, 자동차세 수납, 의료보험증 발급 등을 주 정부 대신 처리해 주고 수수료를 받습니다. 한국의 구청과 동사무소도 너무 많던데 한번 생각해 볼 문제인듯합니다.
그다음으로, 일반 행정이 아닌 주의 업무(경찰, 교육청 등)를 지역별로 맡아서 할 관청을 두기 위해서 구분 지은 것이 Region입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도 아래에 시청 혹은 군청이 있던 셈이지요. 온타리오의 경우, 경찰이나 교육청은 아래와 같이 나누어 Region별로 설치되어 있습니다. York Police, York District School Board 이런 식이지요.
온타리오에서 제일 넓은 Kenora Region은 대한민국보다 4배 넓네요. 어마어마 합니다.
미시소거 “시”는 뉴브룬스 윅 “주” 보다도 인구가 많지만, Region 이 되지 못했기 때문에 미시소거 경찰이나 교육청이 없고 Peel Region Police가 치안을 맡습니다. 세계 최장수 시장으로 38년간 재임하며 미시사가의 Region 독립을 추진했던 매칼리언 할머니도 결국 그 뜻을 이루지 못했지요.
그다음 중요한 것이 시인데, 시는 주의 행정과는 상관없이 각 지역에서 자생적으로 생긴 자치 단체입니다. 몇 백 명 인구부터 토론토 같은 몇 백만 명 인구도 있습니다. 시 크기에 따라 관장하는 업무와 기관도 다양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기초 자치 단체의 역할, 즉, 청소, 수도, 결혼 등의 업무를 도와줍니다. 시 업무는 공무원들이 일하는 시청에서 처리해 줍니다.
키치너 워털루 지역은 Waterloo Region에 속하는데, 약 1,400 평방 km 정도 면적으로, 인구는 서울의 한 구(예: 양천구)의 인구 정도이지만, 서울의 2.3배 면적에 해당하는 생각보다 넓은 지역입니다. 이름은 Waterloo Region이지만, 대부분의 Region Office(경찰, 교육청 등)는 키치너에 있습니다.
Region이 책임을 맡는, 저수탱크 같은 주요 기간 시설에는 이런 Region Logo가 붙어 있지요.
Waterloo 시 로고는 아래와 같고요.
한국에서 지방자치 제도 시행한 지 20년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중앙정부 – 광역 자치 단체 – 기초 자치 단체 – 읍면동으로 이어지는 수직적, 중앙집권적 개념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캐나다의 행정구역과 관공서 체계입니다. 최소한 내가 찾아가야 할 관공서가 연방인지 주 정부 혹은 시청 인지 (심지어는 휴일도 다릅니다) 정도는 알아야 불필요한 시간, 비용의 낭비를 줄일 수 있을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