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라도 괜찮아’
4계절이 뚜렷한 나라에서 살다가 겨울이 긴 나라에 오고 난 뒤 제일 처음 한 것이 바로 자동차를 산 일입니다. 차가 없이도 물론 충분히 살 수 있지만, 추운 나라에서 차가 있으면 이동만큼은 따뜻하게 할 수 있기에 재빨리 차를 알아봤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이곳에 2년 남짓 살면서 도깨비가 살고 있다는 퀘벡에도 다녀오고 두근거리는 마음 한가득으로 국경을 넘어 뉴욕과 보스턴도 여행하고, 또 휴론 호수를 볼 수 있는 사우스햄튼 지역까지 다녀오며 제가 살 게 된 캐나다 동부 지역을 제대로 누리면서 살았습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앞서 언급한 장소들처럼 장거리 운전을 하지 않더라도 나름 쉽게 갈 수 있는 세계 자연유산이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모두 예상하신 것처럼 ‘나이아가라 폭포’ 입니다. 사실 겨울이 긴 캐나다에서, 특히 눈이 많이 온 날에 여행을 떠나기란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을 집 안에서 보내는 것보다 잠시 눈이 녹은 그 틈을 타 겨울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겨울에도 예쁜 나이아가라 폭포’
캐나다 동부에서 제일 유명한 자연 ‘나이아가라 폭포’와 우리 동네는 생각보다 가깝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는 우리 집을 기준으로 보통 2시간이면 충분히 가는 거리에 있어서 그런지 이제 이 정도는 ‘드라이브’ 거리로도 가능한 듯합니다.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세계유산 중 하나로 불리는 나이아가라 폭포. 비교적 이곳과 가까이 사는 우리에게는 조금은 식상하다고(?)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갈 때마다 감탄이 나오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나이아가라 폭포를 여름이 아닌 ‘겨울’에 방문해 보는 것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겨울에 하기 좋은 나이아가라 여행 코스를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세계에서 제일 유명한 폭포, Niagara Falls
나이아가라 여행의 핵심인 폭포를 보기 위한 다양한 방법 중 저는 ‘호텔 뷰’를 선호합니다. 겨울에는 폭포 안으로 들어가는 혼블로어 크루즈(Hornblower Cruise)를 탈 수 없을뿐더러 차가운 폭포 물을 겨울에 맞는다면 감기에 걸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호텔에서 Falls view 방을 선택한다면 일반 객실보다는 요금이 조금 올라가는 것은 사실이나, 겨울이 여름만큼의 성수기가 아닌 점을 기억하면 꽤 괜찮은 가격에 falls view를 즐길 수 있습니다. 특히 밤에 들리는 폭포 소리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뷰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호텔 중 저는 메리어트보다도 방이 넓기로 소문난 ‘엠버시 스위트 호텔(Embassy Suites Hotel)을 선호합니다. 객실에서는 물론 조식당에서도 꼭 창가 좌석을 선점해 폭포를 마음껏 즐겨보세요. 한가지 팁은, 나이아가라 지역 호텔들의 주차비가 상당히 비싼 편이라 주차만큼은 엠버시 호텔(주차비:60불) 바로 5분 거리에 있는 카지노 호텔(주차비: 5불)에 하시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주차비를 아끼셔서 맛있는 식사에 투자하세요!
작지만 예쁜 마을, Niagara on the lake
나이아가라에 가서 폭포만 보고 가기 너무 아쉬운 여러분께 아기자기한 마을 ‘나이아가라 온더레이크’를 소개합니다.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차로 20분 정도 오면 예쁜 건물들로 가득한 동네가 등장합니다. 나이아가라 온더레이크의 메인 길에는 역사 깊은 쨈 가게 Greaves는 물론 다양한 소품 가게들이 즐비해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한 우리에게 익숙한 스타벅스가 외관이 특이해 이곳의 특별한 분위기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특별히 나이아가라 온더레이크에서는 연말마다 크리스마스 퍼레이드가 진행되는데요, 이번 12월에는 12월 8일 토요일에 열린다고 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참고해주세요. 이 마을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유명세보다 맛집이 생각보다 없다는 것입니다. 그럼 나이아가라 온더레이크에서 특별한 식사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나만 알고 싶은 와이너리, Ravine Vineyard Estate Winery
나이아가라 온더레이크 마을의 따스함을 느꼈다면, 세련된 분위기의 식사를 위해 ‘와이너리’로 옮겨 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캐나다 동부의 와인을 책임지고 있는 나이아가라. 덕분에 나이아가라 온더레이크에 가면 포도밭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펠러, 트리우스, 이니스킬린, 레이크뷰 등 나이아가라에서 유명한 와이너리는 모두 다녀본 결과, 저는 ‘레빈 와이너리(Ravine Vineyard Estate Winery)’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구글 평점 4.5를 자랑하는 레빈 와이너리는 나이아가라의 4대 와이너리와 비교하면 규모는 매우 작지만, 긴 역사와 맛있는 와인으로 단연 돋보이는 와이너리입니다. 특히 레빈 와이너리는 함께 운영하는 레스토랑으로 유명한데요, 인기가 매우 많아서 예약을 하지 않으면 식사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예약 시에는 꼭 창가 좌석으로 예약하세요.
See you again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이해인의 ‘12월의 시’ 中
‘벌써’라는 단어가 잘 어울리는 12월입니다. 연초에 세웠던 많은 계획은 많이 이루셨나요? 저는 반 정도는 실천한 것 같은데, 여전히 미완성인 제 다이어리를 보면 조금 슬프기도 합니다. 하지만 ‘12월의 시’에서 시인은 우리에게 한탄하며 우울해하지 말자고 격려합니다. 오히려 아직 남아 있는 시간에 감사하고,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날이여’를 외치며 새해를 맞이하자고 이야기합니다. 아직 지키지 못한 계획들이 한가득이지만 너무 슬퍼하지 말고 기쁨으로 마무리하며 새로운 2019년을 잘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저 역시도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2019년을 향해 더 힘차게 나아가보겠습니다. 그럼 모두 더 성장한 새해에서, See you ag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