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 생활에서 성공하려면 세 명의 전문가를 잘 만나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좋은 변호사, 회계사 그리고 은행 지점장 등이다. 변호사는 사업을 하는 데 생기는 법률문제를, 회계사는 세금 문제를 그리고 은행 지점장은 사업하는 데 필요한 자금(돈)을 빌려준다.
그러나 집을 사거나, 사업을 시작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자금이 마련되어야 한다. 자기 자금이 넉넉히 있는 사람은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돈이 부족한 사람은 돈을 잘 빌려주는 좋은 은행원을 만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로 생각된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빚에 친숙한 생활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대학에 가려면 학자금 대출을 받는다. 대학을 마치고, 좋은 직장을 잡고, 결혼하려면 집이 있어야 한다. 집을 사려면 주택구매를위한 모기지 대출을 받아야 한다.
대출은 투자를 하는 데 있어서 지렛대(Leverage) 역할을 한다. 자신의 돈만으로 투자하는 경우와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 경우와는 지렛대를 써서 물건을 움직이는 것처럼 힘이 다르다.
가령 10만 불짜리 집을 샀는데 일 년 후 집값이 만 불 올라서 11만 불이 되었다고 가정해보자. 10만 불 전액을 자기 자금으로 산 경우 10% 가 올랐지만, 자기 10만 불에 20만 불을 빌려서 30만불 짜리 집을 샀다고 가정하면 10만 불 자기 자금 투자에 3만 불에 30%의 수익을 올려 세배의 지렛대를 쓴 경우와 같다. 집값이 내린 경우에는 반대의 위험한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대출은 일상생활의 한 부분처럼 되어 버렸다. 그래서 대출을 잘 받는 것은 이민 생활 뿐만 아니라 인생의 성패를 가름하는 중요한 지렛대 역할을 한다. 대출을 쉽게 받기 위해서는 은행은 어떻게 대출을 결정하는가를 알아야 한다. 은행에서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대출을 결정하라고 담당 직원을 교육한다.
은행이 대출 결정 시 사용하는 5“C”란 ?
1. Character, 차주의 성격
은행은 대출을 심사하면서, 신청인의 평판(Reputation)이나 과거의 거래 기록 그리고 신용 조사기관(Credit Bureau)의 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차주의 대출 상환 의지를 판단한다. 때에 따라서는 사업이 잘된 경우에도 연체하거나 갚지 않는 사람도 있다.
2. Capacity, 차주의 상환 능력
빚을 갚는다는 것은 마음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과거에 신용을 잘 지켰던 사람이라도 현재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방법이 없다. 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고객의 현금흐름(Cash Flow)이 충분한가를 따져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현금흐름은 개인이나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는 데 있어서 자동차의 연료와 같은 역할을 한다. 현금흐름은 개인이나 기업이 항상 챙겨야 할 중요한 경영요소로서 비상시에 대비하여 적절한 예비자금은 항상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3. Capital, 자본금은 얼마나 있는가?
은행이 대출 신청을 받으면 차주가 총 소요자금 중에서 얼마만큼의 자기 자금을 준비하고 있는가를 점검한다. 자기 자금을 따지는 이유는 대출이 잘못되었을 때 은행이 몇 퍼센트의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가 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부동산을 사려면 먼저 은행에서 얼마나 대출을 받을 수 있는가를 알아봐야 한다. 이때 은행은 얼마나 자기 자금을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가를 따진다. 그리고 현재 준비된 자금의 출처를 확인한다.
4. Collateral, 담보가액은 얼마인가?
은행이 돈을 빌려줄 때는 대출금이 잘못되었을 때를 대비해서 담보를 잡는다. 담보의 종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비교적 확실한 부동산이 담보될 수도 있고 현금이나 주식 외에도 유가증권, 재고(Inventory), 외상 매출금(Account Receivable) 등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대출 심사를 할 때 사는 물건의 시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 감정(Appraisal)을 실시한다.
5. Condition, 대출 조건은?
은행은 대출 신청을 받으면 대출 목적과 대출 조건 등을 정확히 확인한다. 대출해주면서 대출금의 용도가 무엇인가를 점검한다. 사업자금 대출인 경우 해당 사업과 관련하여 경제 동향이나 정부의 규제 등 대출금의 안전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 등을 검토한다. 그리고, 금리(Interest Rate) 및 원금상환 방법(Repayment Schedule) 등을 확정한다.
경제활동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현금흐름 (Cash Flow)이다. 현금흐름은 우리 몸에서 혈액과 같은 역할을 한다. 혈액이 제대로 돌지 못하면 사람은 한시도 생명을 보전할 수가 없다. 기업도 현금 순환이 제때 되지 못하면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주어야 할 돈을 기일에 주지 못하면 지급불능(Default) 사태가 발생한다.
이러한 지급불능 사태가 발생하면 은행은 대출 계약을 종료시키고, 청산(Liquidation)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렌트료를 체납한 경우에도 건물주(Landlord)는 문을 잠그고 임차인(Tenant)과의 임대차계약을 종료시킬 수도 있다. 현금흐름을 미리 파악해서 준비하는 것은 개인이나 기업을 하는 사람이 챙겨야 하는 제일 중요한 항목이 아닐 수 없다.
김남수 경제 컨설턴트
캐나다 외환은행 초대 지점장 역임
“착한 부자가 되는 길”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