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까마득하던 “은퇴”라는 단어가, 어느덧 실감이 날 때가 있으셨나요?
한때는 “은퇴”라는 말이 “종말”을 의미했던 적이 있었지요. 그때는 은퇴 연령이 남자들의 평균 수명과 거의 같았으니까요. 하지만, 요즈음 “은퇴”라는 말의 의미는 “새로운 시작”에 가깝습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세 가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첫째는, 세상을 떠날 때까지 필요한 충분한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는, 갑자기 많아진 시간을 어찌 활용할 것인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달라진 생활 방식에 대한 적응을 어찌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인생의 모든 일이 그렇듯이 “운” 또는 “복”에 기대하거나, 남을 무조건 따라서 하는 데에는 항상 한계가 있지요. 운이나 복에는 한계가 있고, 나는 남과 다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바람직한 은퇴 생활을 하기 위하여서는 “운” 이나 “복”에 기대하지 말고 처음부터 착실한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우선, 첫 월급을 받을 때부터 은퇴할 때를 생각하여 조금씩 돈을 모으고, 현명한 투자에 대한 연구를 계속한다면, 막상 은퇴하였을 때 경제적으로 별걱정이 없게 되겠지요. 단, “무조건 돈이 많을수록 좋다”라는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모든 것에는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너무 돈에 집착하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너무 욕심부리고 투자를 하면, 오히려 큰돈을 잃을 수도 있고요.
은퇴하기 몇 년 전부터 앞으로 많아질 시간을 어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하여 연구도 하고, 실험도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몇 십 년 동안 열심히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본인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 알지 못하게 될 수도 있지요. 잘못하면, 남들이 하는 것을 따라서 하다가 아까운 시간과 돈만 날리고, 뒤늦게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은퇴를 “일을 하지 않는 시기”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본인을 위하여 일하는 시기”라고 생각하면 도움이 됩니다.
은퇴하고 첫 월요일이 되면, 우선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되지요. 처음에는 편하고 좋기도 했다가, 가끔 허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온종일, 어떨 때는 일주일 내내 아니면 한 달 내내 집에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지요. 그리고, 그 집에는 대부분의 경우에 배우자와 그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야 한다는 것이지요.
어쩌면, 결혼 서약서에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라는 말은 있었지만, “온종일, 일 년 내내, 한시도 빠짐없이…” 등등의 말은 없었던 것 같은데 하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배우자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은퇴는 본인만의 사건이 아니라, 배우자와 함께 겪어가야 하는 과정입니다. 은퇴하기 몇 년 전부터 그에 대하여 의논도 하고, 계획도 세워가는 것이 좋겠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온종일, 일 년 내내, 한시도 빠짐없이 같이 살아갈 분과 사이좋게 살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러면, 여러분의 은퇴 생활은 인생의 가장 빛나는 황금기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 30회를 마지막으로, “캐나다에서 직장 구하기” 에 대한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읽어 주신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혹, 개인적으로 직장 구하기 또는 직장 생활에 대해서 질문하실 분들은 jongpmkim@gmail.com으로 연락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