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남향집의 선호도는 절대 적입니다. 북향 집은 존재 하지도 않지만, 있어도 가격의 차이 정도가 아니라, 아예 팔리지 않습니다. 심지어 “서향집은 우환이 많다.” 는 이야기까지 있을 정도로, 집에 나쁜 일이 생겨도 집의 향 때문이라고 생각할 정도 향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입니다. 과연 캐나다는 어떨까요?
겨울이 긴 캐나다에서도 따뜻하고 빛이 많이 들어 오는 밝은 주택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대체로 집의 향에 대해서는 둔감한 편입니다. 오히려 집 주위에 뭐가 있나, 혹은 “뭐가 보이냐” 가 더 중요합니다. 뒷마당이 공동묘지에 붙어 있어도 기피 주택이 되지 않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묘지에 빌딩 들어설 일이 없어서, 오히려 선호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향에 둔감한 이유 중의 하나는, 캐나다 주택 구조가 어느 쪽이 향의 기준인지 불분명한 점도 있습니다. 현관 있는 쪽이 향이라고 (한국적 향의 정의)하는 분도 있고, 큰 창문이 있는 거실(실질적 주거 공간) 이 향하는 백 야드가 있는 쪽이 향이라고 하는 분도 있습니다. 어느 분은 뒷마당이 북쪽에 있으면 북향이라고 했다는데, 그렇지도 않습니다. 다만, 아래와 같이 표준계약서에 “ 이 집이 xxx 길의 북쪽에 붙어 있다” 는 표현을 오해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현관 쪽 혹은 가라지 바로 위 1.5 층에 거실 등의 주 거주공간이 있는 집의 경우에는 현관과 주 생활공간이 같은 방향에 있어서 (대개 이쪽을 남쪽으로 배치함), 현관 눈도 잘 녹고, 주 거주 공간도 따뜻한, 장점만 있는 집 같지만, 이런 구조의 주택은 방들이 백 야드 쪽에 배치되어서 어둡고, 백 야드 가는 워크아웃을 1층에 만들 수 없는 구조가 됩니다. 게다가 겨울에 뒷마당이 늘 어둡고 축축해서 앞쪽 장점과 뒤쪽 단점이 극대화되는 케이스가 되기도 합니다.
암튼, 한마디로 어느 집이 무슨 향이라고 단언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절대적인 선호 향이 생길 수가 없습니다. 겨울이 긴 캐나다라 한국과 마찬가지로 남향집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래도 많은데, 현관이 남쪽인 주택에 사시는 분들도 스스로 남향집에 산다고 생각하며, 남쪽에 위치한 드라이브 웨이 눈이 빨리 녹아서 좋다고 하고, 백 야드가 남쪽인 분들도 집이 따뜻해서 남향집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아무래도 주 거주 공간 있는 백 야드 쪽을 “향”으로 보는 것이, “향”의 정의에 맞는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정의로 볼 때, 남쪽으로 난 큰 유리창으로 더 많은 햇빛을 받아서 집이 따뜻하고, 뒷마당 잔디나 작물들이 잘 자라는 백 야드 “남향” 집이 한국적 정의에 맞는 남향집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한여름에 뒷마당 바비큐 할 때, 뜨거운 햇살이 좀 불편 할 수도 있겠습니다.
특히 한국과 다른 인식은 서향집인데요. 한국에서는 서향집이 매우 기피되는데, 겨울이 긴 캐나다에서 가족과 함께 있는 저녁 시간에 따뜻한 오후 햇빛이 들어 오는 걸 선호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다만 콘도의 경우는 통유리로 대량의 빛이 들어 오는 데 반해 열의 배출이 쉽지 않아서 서향은 사는 데 불편이 좀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국같이 로열층의 남향이 무조건 좋고 비싼 룰이 캐나다에서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캐나다 주택의 구조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마련입니다. (전체 집합 건축물 중의 한 호수가 아니라, 개별 주택이 각각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설계되었기 때문에)
그래서, 동서남북 향에 따른 주택 선호도나 집값 영향력은 특별히 없는 듯하고요, 그 향을 통해서 보이는 것이 무엇이냐에 따라서는 집값이 좀 차이 납니다. 집 앞이나 뒤에 숲이나 산, 호수가 보이면, 프리미엄이 많이 붙게 되는데 그 정도가 한국보다 훨씬 큽니다.
집값을 결정하는 요인은 Location, Size, Built Year의 바꿀 수 없는 Major 요인과 (변동 폭이 각각 수십만 불) Floor, Kitchen, Bathroom, Basement Finish 등의 Minor 요인(변동 폭이 각각 2~3만 불)을 생각할 수 있는데, 캐나다에서 주택 살 때는, 향 같은 주관적 요인(한국에서는 향, 층이 객관적 가격요소)에 연연하지 마시고, 객관적인 Major, Minor 요인을 기반으로 판단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