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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열의 골프이야기

골프에도 사기가 있다

골프는 보통 신사 게임이라고 한다.

네 명이 같이 플레이를 하다 보면 혼자 내 볼을 찾아갈 때도 있고 내 플레이를 항상 동반자가 지켜보고 있을 수는 없다.

그래서 신사적으로 페어플레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기도 하고

영국 신사들이 먼저 시작한 게임이라 그렇게 말을 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구나 게임에서 이기고 싶고 동반자들에게 우쭐대고 싶기도 하고 좋은 성적을 내고 집에 돌아오면 기분도 좋다.

그래서 비신사적이고 속임수로 상대를 이기려고까지 한다.

국가대표가 되거나 프로로 입문을 하기 위한 테스트나 게임에서 가끔 속임수를 쓰다 발각되어 평생 자격을 잃거나 이미지에 치명상을 입어 골프를 그만두어야 하는 어린 선수들이 가끔 있다고 한다.

인생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지만 잠깐의 욕심에 평생을 후회하게 되는 경우다.

골프를 하다 보면 흔하게 해서는 안 되는 속임수 몇 가지 적어본다.

  1. 알까기
    볼을 주머니에 하나 더 넣고 다니다가 오비나 해저드에 빠졌거나 볼을 못 찾으면 슬쩍 주머니에서 볼을 꺼내 떨어트리고 치는 행위. 동반자가 보지 못했으면 의심은 가나 뭐라 말할 수 없다.
  1. 러프에 볼이 있으면 자기 볼인가 확인하는 척 들어보고 치기 좋게 놓고 치는 행위
    홀을 끝내기 전에는 볼이 있는 그대로 플레이를 해야 하지만 치기 편하게 하기 위해 볼을 만지거나 골프채로 굴리는 행동들
  1. 해저드에 볼이 빠지면 들어간 지점에서 1벌타 후 볼을 드랍하고 쳐야 하는데 들어간 지점을 지나쳐 홀컵 쪽으로 자꾸 다가가는 행위
  1. 벙커에 볼이 빠졌는데 아무도 보지 않으면 티를 꼽거나 살짝 모래가 솟아있는 지점에 올려놓고 치는 행위
  1. 디벗 속에 볼이 있거나 볼이 놓여있는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발로 차서 앞으로 보내놓고 치는 행위
  1. 그린에서 볼 마크 후 다시 볼을 놓을 때 원래 위치보다 앞으로 이동해 볼을 놓거나 아예 볼을 먼저 들고 볼 마크를 앞에다 놓는 동전 치기

그 외에도 수많은 속임수가 있지만,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만 적어봤다.

어떡해 해서든 상대를 이기려는 행동들이다.

이런 행동들을 자꾸 하면 습관이 돼서 나중에는 도덕심까지 잃게 된다.

초보 때는 이런 행동들을 많이 하게 된다.

하수니까 그러려니 하지만 골프를 오래 쳤고 남들 앞에 고수라 하는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면 아무리 골프를 잘 쳐도 하수라 말할 수 있다.

내기를 할 때 이런 행동을 하면 사기다.

그런 사람은 욕을 먹어도 싸다.

이런 속임수를 한 번이라도 하다 걸리면 주변에 소문이 바로 퍼져 골프친구를 다 잃게 된다.

이 모두가 작은 욕심 때문에 생기는 일이다.

사회 저명인사라도 골프를 오래 치고 고수라도 가끔 유혹을 느끼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 유혹을 자꾸 이겨내면서, 결국 유혹 자체를 받지 않을 때 진정한 고수에 들어서는 것이다.

언젠가 골프대회에 나간 적이 있었다.

그날 출전한 사람이 140명이 넘었는데 면면을 살펴보니 우승권에 있는 사람은 몇 명 되지 않았다.

열심히 평균성적만 내면 되겠다 싶었는데 사전에 출전명단에 없던, 토론토 출신인 젊고 잘 친다고 이름이 있는 티칭프로가 출전한다고 갑자기 명단에 떴다.

한 번도 같이 쳐 본 적이 없고 말로만 듣던 사람인데 같은 조에서 플레이를 하게 되었다.

긴장하고 열심히 치고 있는데 내 공이 페어웨이만 벗어나면 따라와 지켜보는 것이었다.

그렇게 서로 알게 모르게 신경전을 하며 열심히 쳤는데 그날따라 나도 골프가 잘돼서 평소보다 성적이 좋았는데 그의 실력은 모든 면에서 나보다 한 수 위였다.

그렇게 그가 -1언더로 끝냈고 마지막 실수로 내가 지고 말았다.

그런데 자기는 우승 트로피는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챔피언 트로피를 내가 받게 되었는데 나도 양보를 해야 하나 잠깐 고민을 하고 그냥 받기로 해서 트로피를 들고 왔다.

집에다 놓고 그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했다.

그날 그와 신경전을 하면서 친 것도 자꾸 떠올랐고 그런 그가 양보한 트로피를 들고 온 것도 마음에 걸리고 창피하기까지 했다.

그때는 많은 사람 앞에서 내 이름이 불리는 게 좋을 거라 생각해서 받았지만 부끄러운 일이었다.

잠깐의 욕심이었다.

그래서 한 달도 안돼 트로피를 쓰레기통에 버렸다.

누구나 그렇다.

지나면 부끄럽고 창피한 일인데 좋은 성적을 내 보려고 다른 사람들 앞에 잘 쳤다고 잘한다고 자랑하고 싶은 맘이 앞서 그런 행동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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