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판매해보신 경험이 있으십니까?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무엇인가를 팔고 돈을 받는다는 것이 처음에는 상당히 생소하기도 하고 어색해서 처음에는 판매실적을 올리기가 참 어렵지요.
북미에서 취업하는 과정은 상품을 판매하는 과정과 비슷합니다. 본인이 상품이고, 이력서는 그 상품에 대한 전단이지요.
물론, 본인이 아주 귀한 ‘상품’인 경우에는 전단을 굳이 돌리지 않아도, 소문을 듣고 사려는 사람이 줄을 서서 기다릴 수도 있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잘 작성된 전단을 효과적으로 돌려서 구매자의 관심을 끌어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제가 은퇴하기 전 IBM에 다닐 때에 무슨 말끝에 동료에게 “I don’t have any sales experiences. (나는 판매를 해본 경험이 없습니다.)”라고 말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친구가 바로 “except selling yourself! (본인을 판매해본 경험 외에는!)” 이라고 말을 받았던 적이 있습니다.
자본주의나 상업주의가 뿌리 박힌 북미에서는 본인을 ‘판매’ 한다는 것이 그만큼 당연합니다.
이력서는 전단을 뿌리듯이 될 수 있으면 많은 방법을 통해서, 많은 곳에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내가 꼭 가고 싶은 곳에만 한 두 곳에 보낸다면, 그만큼 인터뷰 요청이 올 가능성이 적어지지요.
어렸을 때, 속으로만 좋아하던 이성을 우연히 지나가다가 만났는데, 제대로 말도 못 하고 얼굴만 빨개졌던 경험이 있으십니까? 몇 년 후에 이성들과 자연스럽게 말하는 연습을 많이 하고 난 뒤에, 그때의 경험을 되살리며 피식 속으로 웃었던 경험이 있으시겠지요?
낯선 땅에 와서, 직장을 구하려고 인터뷰를 하는데, 그 직장이 본인이 꼭 들어가고 싶은 회사이고 또 이곳에서 영어로 하는 첫 인터뷰라면, 그 옛날의 어색하고 가슴 떨리던 첫사랑과의 경험을 재현할 가능성이 높겠지요?
따라서, 여러 곳과 인터뷰 연습을 해보는 것이 좋고,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여러 곳에 이력서를 판매 전단 뿌리듯이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처음에 하는 인터뷰 몇 번은 그냥 연습으로 하는 것이라고 가볍게 마음먹고 하는 것이 인터뷰도 더 잘되고, 정말 중요한 인터뷰를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아, 그리고 이력서를 나중에 고치게 되는 것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인터뷰를 할 때 고쳐진 이력서를 몇 장 가지고 가서, “I brought an updated resume for you.”라고 말하면서 직접 전해주면 됩니다.
이력서를 몇 장이나 보내야 하는가, 아니면 몇 개의 회사에 보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저는 보통 “취업하기 쉬울 때도 한 100군데에 보내서 10개 쯤의 회사와 인터뷰하고, 그중에서 한 직장에 취직한다는 자세가 좋습니다.”라고 답변합니다.
그리고, 꼭 내가 가지고 있는 경험이나 기술을 필요한 구인 광고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이력서를 보내서 손해가 될 일이 없습니다. 한번 나간 이력서는 꼭 내가 보낸 곳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를 거쳐서 엉뚱한 곳에 다다를 가능성도 있으니까요. 이제 본격적인 판매전략을 세우고, 전단을 뿌리기 시작해 볼까요?